빈에서의 3일간을 위해 고른 숙소는 Wombat the Lounge. 체력이 받쳐주는 여행 초반은 호스텔에서 보내며 숙박비를 좀 아껴보고 후반은 호텔을 이용하기로 정했다.
Wombat 호스텔이 빈에 두군데 있다고 하는데, the Lounge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위치나 청결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보고 골랐다. 3박에 35유로 였나 55유로 였나...제법 쌌는데 시간이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_-
빈 서역, Westbahn Hof에서 도보 5분거리에 있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Westbah Hof에 내려서 기차역사에 들어가면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대로변으로 나가면 중국식당이 보이고, 식당을 끼고 우회전하면 움밧 건물이 바로 보인다. 아마 5분도 안걸릴 껄?
문제는 잠깐이었지만, 처음 나온 장거리 여행에 밤 12시가 다 된 시간, 심각한 방향치인 나는 잠시동안 방향을 못잡아 패닉. ㅜㅠ 찾고보니 별 것 아니었지만-_- 그렇게 찾은 움밧 더 라운지에 첵인하고 일단은 씻고 푹 잤다.
4층 핑크윙 복도에서, 이 장면에 눈을 뺏기곤 한참을 찍어댔다.
빈 여정 첫 날을 이렇게 좋은 장면과 시작하다니..운이 좋다!
필름으로 담은 장면은 좀 더 그라데이션이 돋보이게, 예쁜 톤으로 아름답게 담겼다.
http://yann.tistory.com/122
호스텔이 있던 거리에서 만난 사진관. 필름이 하나가득 담긴 통 보게나~!
후지 오토오토. 라고 한글로 쓰인 파트로네도 몇 롤 보였다. ㅋㅋ
첫 일정은 아무래도...당연하게 슈테판플라츠.
슈테판 대성당부터 들러보기로 했다.
아아. 파이프 올갠의 위엄 ㅜㅠ 결국 내내 연주 한번 듣지 못했구나.
http://yann.tistory.com/64
슈테판플라츠의 말...쉬야 냄새 가득한 골목. ㅋㅋ
여행 사진 중 베스트 컷으로 꼽는다.
사진만 보던 광경속에 나도 있다.
탑 두개 중에 남탑 전망이 더 좋다고 하는데 공사중이어서 못 올라갔다.
대신 이쪽 탑(서탑인가...)은 엘리베이터가 있군. 물론 유료-_-
안내하는 직원까지 6명이 타면 꽉차는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정말.
움찔움찔. 뒷골이 서늘하다. 땅바닥 다 보임 ㅜㅠ
광장 전경. (fm2, nikkor 24mm, 160nc)
성당을 둘러보고 나와 광장 주변 골목을 둘러본다. 점심 먹으려고 고민 좀 했지.
워낙 방향치라 어느 거리인지는 모른다. 세인트 피터였나 폴이었나. 슈테판 대성당 옆에 있는 또 다른 커다란 성당가던길.
사실 결혼식 행렬이 있었는데, 이 아저씨가 개한마리 태우고 나타나자 난리가 났다.
아저씨의 위엄. 오른쪽에 황급히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가는 언니는 오토바이(?)옆에 기대 앉아 아저씨랑 사진도 찍었다 ㅎㅎ
성당 이름 사실 모르고 들어갔다.
슈테판 성당보다 규모는 작지만 채광이 훨씬 좋아서 밝고, 화려함이 한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여기도 쇼핑으로 유명한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쯤 되는 거리.
근데 사방이 공사중이다. 그 와중에서 길거리 양옆에 이런 행위예술?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라기보단 인간 조각상 노릇이랄까.
그 놈의 자허 토르테를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허호텔 레스토랑 카페엘 갔지.
달다. 난 단거 잘 못 먹는다. 저거 두 개 셋트임.
커피는 그냥보면 카푸치노 같은데 엄밀히 하면 좀 다르다.
미술사 박물관엘 가보고 싶었다. 저 뒤에 솟은 동상은 그 유명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동상이다.
어릴적부터 티비에서 빈이 어쩌고, 비에나 어쩌고 할때마다 등장하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마주보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도 들어가고 싶었으나 시간이..ㅜㅠ
참...미술관을 본다면 넉넉잡고 그냥 하루 종일을 투자해야할 것 같다.
전시된 작품이 참 방대하고 연대별로 정리되어서 대충만 둘러보는데 4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건물 안은 또 얼마나 멋진지.
이것은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셀카다.
사진촬영에 딱히 제한은 없다. 플래쉬만 금지.
미술사 박물관 로비의 카페이다. 여기서 좀 쉬고 싶었는데...지나가면서 저게 뭐지? 하고 못알아보고-
나중에 사진보고서 아차! 싶었던.
그렇게 후다다닥 둘러만 보고 6시엔 비행기에서 만났던 처자와 저녁약속을 했던 터라 서둘러 나왔다.
이 아자씨. 모짜르트 노래를 부르고 있길래 앞의 통에 동전을 넣어줬더니 인사를 한다.
사진도 찍고, 노래 한곡 더 불러주면서 손잡고-_- 한바퀴 빙 돌리며 나 역시 퍼포먼스(?)에 끼워 넣는다.
이...이거슨 지나던 행인이 찍어줌;
이러더니 오늘 저녁에 시간 있냐던데? ㅋㅋㅋ
어느덧 해가 기울었네...
이 날 저녁 만나 맥주와 맛난 립과 추라스코를 나눠먹은 아가씨들.
직장인 셋에 배낭여행중이던 대학생 하나.
즐거운 시간이었으나..명함까지 주고 받아놓고 어쩌다보니 더 이상 연락은 안하게 되데..
다들 잘 살고 있을까.
두서없이 적은 빈 여행의 첫 날.
첫 날임이 어쩔 수 없다지만, 어수선하고 정신없고, 방향을 못잡아 헤매기도 하고.
빈의 첫 인상은 사실...글쎄. 였다.
빈은 그냥 하얗기만 하고 큰 특색은 없을 거다..란 말을 들어서였는지, 여행 첫 날의 어수선 함 때문인지...
큰 감흥같은 건 없었고,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게 재밌었을 뿐이다.
체스키 쿠름루프나 할슈타트에서 느꼈던 그런 감동은 사실 없었지.
그런데 마지막 여정이던 프라하에서 대실망을 해버린 탓에
빈의 기억은 처음의 덤덤함과 달리 갑자기 의도되지 않게 격상되어 버렸달까.
하지만 남겨온 사진들을 되집어 볼 때마다,
유럽 땅에 처음 발을 딛은 그 기분. 내내 따뜻하게 내리쬐이던 햇빛, 깔끔하면서도 한산하던 그 거리를 걷던 그 기분...
평생 간직할 유쾌한 그런 기분..^^
돌아오고나서 내내 곱씹게 되는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았다.
다음편은 빈 둘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