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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문화생활 기록 및 자랑질

이 글은 http://yann.tistory.com/465 에서 이어집니다.


성 피터 성당에서 슬슬 걸어 호프부르크 앞에 있던 자허 호텔 카페엘 갔다.
2009년 그 당시 홍대에서 유행하던 카페 문화는 사실 일본스타일이 대세였으니..
나름 유럽의 카페는 어떨까..하는 호기심도 작용했고. 가이드 북에도 빈의 명물..이란 식으로 나와 있던게 좀 컸지.

안내받은 자리는 입구 가까운 곳의 작은 홀...붉은 색 패브릭과 거울, 수 많은 액자들로 장식된 고풍스러운 방이었다.

음.

사실 많이 거북했다.
자리도 하필 벽에서 방 전체를 바라보는 위치였고, 공간이 크지 않아 옆 테이블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었다.
왼쪽 구석의 유학생인 듯한 한국인 일행의 한국말이 끊임없이 들려오기도....

참 불편했다.
이 곳에 혼자 앉아있다는 것이.

사실 혼자 여행다니는 것에는 충분히 익숙하다곤 하지만, 시선에 대한 의식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특히 가장 망설여 지거나 불편함을 느끼는게 다름아닌 '먹을 때' 다...
이 날은 유독 그런 면이 두드러졌던 모양이다.
커피를 충분히 즐기고, 초콜릿 토르테도 충분히 음미하고 싶었지만, 나는 결국 불편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케익 한조각을 다 먹자마자 일어나 버렸다.

물론 셀카는 빼지 않는다. 미니 삼각대와 타이머 신공. 훗.


카페에서 일어나 역시나 길거리에서 사진 좀 찍고, 미술사 박물관으로 갔다.
그 유명한, 내겐 오랜동안 빈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을 지나며 동상을 배경으로 셀카도 막 찍고 구경도 해주고.
미술관에 들어간게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6시엔 오페라 하우스앞에서 비행기에서 만난 여행자와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던 터라 마음이 많이 바빴다.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 미술관 내부는 플래쉬만 금지. 촬영 가능
오른쪽 가운데와 왼쪽 위 사진은 미술관 올라가는 입구
맨 아래는 미술관 카페. 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 너무 바빴다 ㅜㅠ


초반의 여러 방들을 지나 회화 전시관쪽만 둘러보기로 했다.
당시 회화관은 큰 방들이 여러개 이어지고, 방 가장자리엔 또다시 좁은 복도식의 전시관이 이어져있었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여러가지 작품들을 관람하는 재미가 처음엔 정말 쏠쏠했으나...
작품수가 제법 많았고, 전시관도 제법 넓고, 방들을 지나면 또 다시 방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구조...

한시간 쯤 지난 후 나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기에 바쁜 상태였다.

6시에 잡아둔 약속 때문에  마음은 바쁘고, 편차가 좀 많긴 했으나 드문드문 계속 튀어나오는 인상적인 작품들...
5시가 가까워져가자 나는 지쳐버린 상태였다. 

이쯤되니 이게 뭐하자는 짓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카페에선 심히 위축되고, 그런 맘이 가시지 않은 채 미술관에선 일단 다 보고 가자. 란 맘에 쫓겨 전시관 하나 통과하는데만 바쁘지 않은가...
5시 반이 되어선 그냥 막...나갔다; 대충 보니 중요한 작품들은 앞쪽에 몰려있는 편이었고, 빠르게 전시장들을 통과하며 아까 봤던 인상 깊은 작품들만 한번씩 더 보고 가는 걸로.

그렇게 미술관을 나오니 어질어질...너무 바쁘게 다녔음이야..라며 숨을 돌리는데, 저~쪽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미술관 앞에는 이렇게 음악가로 분장을 하고 동상인 척 하다가 노래를 부르는등의..행위 예술가라 해야하나..하여간 이런 분들이 몇몇 있었다.

아까 미술관 들어가기 전에 사진 좀 찍으며, 아저씨가 노래 부르길래 동전 하나 넣고 갔더니 나오는 걸 보고 붙잡네 그랴-_-

'나 아까 아가씨가 사진찍고 셀카찍고 노는거 봤어. 미술관 재밌게 봤음?'
'아 네. 재밌었어요'
'아가씨가 아까 동전을 준 보답으로 노래 하나 더 해줄게'

이 아저씨, 처자 손을 덥썩 잡고 막 노래를 부름.  (헐)
무슨 노래였는지는 이젠 까먹었으나 모짜르트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 중 하나였고, 제법 나쁘지 않았다.
그러더니 나를 휭~한바퀴 돌리고 살짝 왈츠 비슷한 모션을 취하는게 아닌가! 심지어 지나는 행인을 불러 내 카메라를 들려주곤 같이 사진 좀 찍어 달라고 까지 ...ㅋㅋㅋㅋ
그러는 와중에도 본인의 동상 역할에 충실하며, 절대 저 발판에선 내려오진 않더라는.

아...증말 재밌는 아저씨네..라며 같이 깔깔깔깔깔깔 웃었다.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며 웃다가 결국 느끼하게 날아온 한마디.
'아가씨,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 훗..역시-_- 
'아저씨, 나 6시에 오페라극장 앞에서 저녁 약속있어서 지금 바빠요, 내일 여기(아침 일찍) 또 올껀데 그때 봐요'
라며 헤어졌다.

약간 어이없긴 했지만, 아저씨 덕분에 기분이 많이 풀어진 건 사실.

오페라 극장 앞으로 걸어가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즐기겠다며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던가. 허나 나는 일정에 쫓겨 마음만 바쁘고, 뭘 즐기긴 하고 있는 걸까. 
오늘 만 해도 수첩 가득 적어둔 일정이 5가지나 되었으나, 내가 소화한 것은 3가지. 
그것도 거리를 돌아다니며 보낸 시간이 가장 많았지.

내일 부턴 어딜 어떻게 돌아다닐까...
이 '여행'을 또 어떻게 이어 나갈까...

...라는 생각들을 머릿 속에 담은 채, 립과 맥주로 고픈 배를 채우러 갔다-_-


배터지게 고기에 맥주를 먹고 호스텔로 돌아와서 한 일.
빼곡히 써놓은 일정에 찍찍 줄 긋기-_-

다음날 여정은 상세하게 적지 않기로 했다. 그냥 상황봐서 돌아다니자. 얽메이지 말자고.

그렇게 2층침대 윗칸에 누워 쿨쿨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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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http://yann.tistory.com/514 에서 이어집니다.

할슈타트 체스키 크룸루프 프라하

이번 글은, 빈 2일차 (..라곤 하지만 실질적인 첫 날)의 이야기.

호스텔 방문 앞에서 딱! 마주친 너무 예쁜 풍경을 뒤로하고 시내로가는 지하철을 탔다.

이..유럽이란 땅에 첫 발을 디디는 역사적인 날인만큼..(응?) 오늘은 관광객 모드에 충실하기로 했다.

수첩에 적어둔 여정은 슈테판 대성당 보고 -> 호프부르크를 둘러보고 -> 국립 도서관도 가 보고-> 밥먹고

-> 암호프까지 찍고 -> 미술사 박물관을 둘러본 담에 -> 오페라 하우스 앞으로가서 전날 비행기에서 헤어진 처자와 만나 술을 한잔.

물론 다 돌아볼 생각도 아니었지만....돌이켜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정이긴하다. 부지런히 발품파는 타입의 여행자들은 가능하겠지만, 나는...나는 이게 안돼! 크흑.

결국 실제로 다닌 빈 첫날의 일정:

슈테판 성당 및 광장 및 근처 길거리(오전) -> 미술사 박물관 (오후 내내 ㅜㅠ) -> 저녁은 여행친구들과 술 한잔

뭐랄까, 적어놓고 보니 딱 나다운 일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상큼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지하철을 타고 걷다가 도착한 슈테판광장.

 

 

마차가 가득했다. 뭔가 옛스럽고 더 분위기 있어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허나 풍겨오는 냄새는 별로....였다.

하지만 이 사진을 들여다 볼 때마다 냄새는 싹. 기억에서 지워지곤 한다.

이 사진 한 장 많으로도 빈에서의 시간은 그냥 웃음만 나게 된다고 해야하나...

여행 초반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고 체력도 만땅이던 첫 날의 행복하기만 한 그런 기억을 담아왔지 않나 싶다.


고딕 양식이 어쩌고...그런 건 다 되었고, 역사를 좋아하긴 했지만 많은 공부를 하진 않았다.
슈테판 성당의 모습은..'나 진짜 유럽왔다!'의 인증인 것이지.
사실 그렇지 않겠는가. 유럽여행의 인증샷 =  궁전 아니면 대 성당. ㅎㅎㅎㅎ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북탑. 발 밑이 그대로 다 보이는 ㅎㄷㄷ 한 전망탑에서 빈 시내를 둘러보고 내려와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저..멀리, 또 다른 성당이 보이고 결혼 행렬이 보인다. 결혼행렬이 성당 안으로 쑥 들어가고, 개 한마리와 바이크를 타고 나타난 아저씨.
 

 


이 성당은 어딘지도 모르고 들어가 둘러봤는데, 채광이 너무 밝고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슈테판 대성당보다 더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었다. 아마도 17~18세기 쯤에 지어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금박 장식이 아주 많고, 정말 화려함의 끝장을 선보였달까.

얼마나 오래되었을지 모를 나무 의자 끝에 걸터앉았다.

아마 쉰살...혹은 좀 더 먹고나서 종교를 다시 갖게 된다면 성당으로 오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주교 신자였으나 아주 오랜동안 성당에 나간적이 없다.)

그리고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 마음의 짐을 털고 내가 행복해 질 수 있기를..간절히 빌었다.

아마 십수년만일거다....
그만큼 밝은 빛이 가득한 성당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경건해지게 했다. 
 
저녁에 돌아와서 보니 이 곳은 Peterskirche, 성 피터 성당이었다고...^^;




이 쯤 돌아다니니, 슬슬 점심때가 가까워졌다.
뭘 먹을까...
수첩에 적어둔 landtmann이란 카페는 여기서 제법 멀다.
그냥 근처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굴라쉬 비슷한 요리를 시켰다. 
soda가 뭐지? 영미권처럼 콜라나 사이다인가? ..싶어 시켰더니 이것은 탄산수..ㄷㄷㄷ 결국 콜라 하나를 더 시켰던 것 같다.
내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또다른, 여행자가 분명한 젊은 청년이 들어와 문가 자리에 앉는다.
한 눈에 보기에도 혼자 여행온 사람이네. 서로를 막 의식했다...-_-;;;

배도 채웠고..일본인으로 생각되는 남자애는 먼저 일어나 나갔다.
그럼 이젠 어딜 가 볼까...수첩에 적어둔 장소들 중 6시 저녁약속 전까지 뭘 할 수 있나 찾아봤다.

그래. 밥도 먹었으니 자허 카페에 가서 토르테에 커피나 한잔 마시고! 미술사 박물관을 가보도록 하자. 며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첩에 가득 적어온 가볼 곳들 중에 오전 동안 소화 한 곳은 반도 채 되지 않는다.
느릿느릿, 사진을 찍으며 이 골목 저골목 헤매다 보니 왔던 길을 다시 또 가기도 하고...
좀 더 느긋하게 다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자허 카페로 발을 옮긴다. (허나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더군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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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어느이른아침, 출근길, 회사로향하는지하철역계단을오르며퍼뜩떠오른생각.
 
'프라하'에나 볼까?
 
유럽이라...뭔가까마득하게멀기만같고, 내가정말있을까?생각이들어 그냥 피식. 하고 한 번 웃곤발걸음을서둘렀다.
.
.
. 



날씨가서서히더워지고, 여름이가까워오자올해는어딜갈까..고민을다시본다.

프라하. 다시퍼뜩떠오르는이름왜 였을까?
 
나는 프라하가 급 부상하게 된 원인이라던 '프라하의 연인'도 보지 않았고,, 딱히 인상적인 영화나 사진을 봤던 것도 아닌데...
아마 그 즈음에 새로 만난 이런 저런 사람들의 여행담을 들으면서 막연하게 궁금했던게 아닌가..정도 밖엔 짐작할만한게 없다.

 





-
 그냥, '모든 여행자들이 추억에 젖어 눈을 빛내며 얘기하던' 그 까를교의 풍경이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두자.

 
...막상 까를교에선 사진 몇 장 제대로 찍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프라하에서 3, 근교소도시를거쳐, 다른대도시에서 3쯤을보내기로하고그야말로폭풍검색에들어갔다.
게다가 평소라면 추석연휴를 붙여서 휴가를 간다는 건 꿈도 못꾸다가, 달력을 보니 연휴가 딸랑 하루 길래 과감히 질러버렸다.
 
그리하여확정한대망의루트.
 
할슈타트체스키크룸루프프라하



여행 일정을 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고작 8박 10일에 그칠 뿐이라도, 기왕 큰 돈들여 멀리 유럽땅을 밟아보러 가는 모험인데 말이지.


나는 내 여행을 관광으로만 그치게 놔두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세세한 계획은 짜지도 못 하는 성격이다.
그냥 적당히, 대충 어느 동네에 뭐가 있다 정도. 교통수단은 어떤게 있다 정도면 준비는 끝이다.
그냥 마구 걷고,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춰 사진을 찍고. 그렇게 마음내키는 대로 다니면 되겠지 뭐. 박물관, 궁전이 대수랴. 라는 심리.
말 그대로 느리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소위 대도시라는 빈의 일정은 줄이고, 작은 동네를 두 곳을 집어 넣고, 잘츠버그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 인 것 같아서 제외, 프라하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넣고, 푹 쉬면서 여유있게 둘러보겠다며 마지막 3박은 호텔로 잡기까지 했다.
 
(사실 이 중 관광지가 아닌 일정이 어디있던가 ㅜㅠ 
 허나...이러한 안배는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결과를...먼 산...
 그나마 여기에 하나라도 끼워넣않았던것은지금도정말일이라고생각한다.
이 여행과 관광..에 대해선 여행 기간 내내 계속 생각이 많았었다..)







출발일은 다가오고, 출발 직전까지 활동하던 사진 동호회의 전시 일정, 갑자기 몰려드는 야근 등 여행 준비의 막판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었다.
떠나기 전날 새벽까지 짐을 싸면서 오만 짜증을 다 냈었지.
그렇게 여권과 티켓과 캐리어 손잡이를 부여잡고, 2009년 추석연휴의 첫 날(이래봐야 토요일-_-). 인천 공항을 향했다.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언젠가 샀던 노트 표지에 있던 프라하의 장면 하나가 생각났다.




  아침에 일어나 허둥지둥 나오던 순간까지도 정신이 없었지만...빈과 프라하에서 빨간 트램을 만나게 될 것을 고대하며
나는 잔뜩 부은 얼굴로 혼자 씨익. 웃었다. 작품을 남겨 올테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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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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