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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정말로 빈을 떠나는 날이다. 짐을 싸서 체크아웃 하고, 서역으로 가서 할슈타트로 향하는, 하루에 한 번 있는 9시 55분 출발 직행열차를 타야한다.

 


가을 해가 아직 채 떠오르지도 않은 거리로, 조금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고, 비둘기 떼가 하늘을 가른다...

워낙에 가을을 참 좋아하지만, 이 곳에서 느낀 가을 바람과 햇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좋은 기분이다.

 

 
나란 사람, 발도 느리고, 여행계획이란 것도 애초에 치밀하게 짜질 못하는 사람인지라 이 날도 딱히 정한 곳 없이 마지막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빈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가장 많아 탔던 49번 트램.
단순히 빨간색의 구닥다리 트램, 빈티지 그 자체의 빨간색 낡은 트램이 어찌나 멋져보이던지...그냥 베스트반호프 앞 정거장에서 49번 트램에 올라 타고 무작정 빈 시내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구형 트램은 옆 사진과 같이 전차 2량이 이어진 모양이다. 나는 두번째 칸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셔터를 마구 둘러대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 온 것이 앞칸 맨 뒤 창문에 기대앉은, 연두색 옷을 입은 꼬마.
 






엄마와 같이 나란히 창턱에 기대앉아 창밖을 요리조리 쳐다보고 있었다.












뒷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찍고..ㅎㅎ














어느 정거장에 트램이 멈추자, 엄마손을 잡고 따라 내린다.













손 잡고 걸어가는 모자의 뒷 모습에
혼자 괜히 외로워지고...
뭔가 가슴이 뭉클해졌다...청승맞게도.












시간이 많지 않았던 터라, 너무 멀리가지 않기 위해 적당히 어디쯤에서 내렸는데...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그냥 걷다가, 맘에 드는 작은 길로 들어갔다.

그냥, 눈부시게, 따뜻하게 빛나는 해를 마주보며 산책삼아 길을 걸었다.
햇빛이 그야말로 온 몸을 따뜻하게 적셔주었더랬다....
마주비치는 햇살이 너무 따뜻하고 눈도 부셔서, 그 길을 걷는 동안은 사진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실눈을 뜨고 잠자코 걸었다. 터벅터벅.


 

그렇게 걷다가  따뜻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싶어 적당히 어딘가의 카페로 들어갔다.
자욱한 담배연기. 아침부터 왠 동양여자야? 하는 듯한 시선이 내게로 확 쏠리고.
주인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하셔서 손짓으로 주문하고, 계산해가며...멜랑주 (카푸치노와 라떼의 중간?) 한잔을 겨우 시켰다.

햇빛에 따끈따끈 데워진 몸에 커피 한잔으로 따끈한 기운을 마져 채워주고 나는 기분 좋게 빈을 떠날 수 있었다

내 여행의 단점이랄까,
계획도 치밀하지 못하고, 지독하게 방향치라서 정확한 위치도 방향도 모른채 마구 걸어대기 때문에...이런 기억에 남는 장소들이 어딘지를..알..수가 없다는거다...
실제로도 아무대나 내려서 어딘지로 모르고 돌아다녔고, 짐을 가지러 숙소에 돌아올때도 근처 트램 정거장에서 대충 집어타고 근방 전철역에 내려 베스트반호프로 돌아왔거든. 처음부터 정거장 이름이나 주변의 지형도 전혀 기억에 없다...;

근데 뭐, 그게 바로 여행이니까...^^;
내가 하는 여행의 방식이니까.

비록 눈도 많이 나쁜 주제에 안경을 놓고나오긴 했지만....이 아침의 기억으로 비엔나 여행은 완벽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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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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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부른을 나와서는....거리를 헤매다녔다. 번잡하기만한 그라벤이나 케른스트너거리는 이제 그만 ...ㅜㅠ
그냥 빈이란 동네의 시가지 풍경이 더 보고 싶었다. 사람 사는 풍경이.

국회 의사당을 지나고...빈 대학 앞도 지나고, 그냥 발 닿는대로 대로를 따라걷다 만나게 된, 이 날 저녁의 몇몇 명소들.
널리 알려진 명소들보다 오히려 빈이 더 친근해지는 그런 소소한, 나만의 추억거리를 쌓았달까. 


1.Schottentor 역 (트램정거장)

쇤부른에서 리히텐슈타인 박물관 가던 길.
여기는 일종의 환승역 같은 곳인데 지하에 둥그런 모양으로 레일이 깔려있어 순간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지하라고 하기엔 뭐하고 일종의 건물 내외부가 뚫려있달까...? 독특한 구조여서 사진 몇 방 찍어왔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수도권 국철역 같아보여서 재밌었다. 늦은 오후에 바라본 바깥 풍경도 쏠쏠했음. ㅎㅎ 




2.. 리히텐슈타인 박물관

- 루벤스 컬렉션으로 유명하다고.  다른 박물관들의 유명세에 살짝 가려져 있긴하나, 정원이 워낙 아름답다는 말을 들은터라 개장시간이 지났음에도 우선 들어가봤다. 



하얗고 곧게 뻗은 입구를 지나



요렇게 생긴 앞쪽 건물을 돌아나가면.........


이렇게나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아름드리 나무들과, 연못...
해가 지고 돌아나오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볼 수 밖에 없는 그림같은 정원.

정말이지 몇 번이고 뒤돌아보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야했다.


3. 리히텐슈타인 박물관 바로 앞 대로변.
 
그리곤 그린칭에 가서 와인맛이나 볼까...하며 트램을 타러 대로변으로 터덜터덜 걸었다.
거기서 또 만난...아쉬운 맘을 달래준 장면 하나.


나무 한 그루,
지나던 사람 한 명,
때 맞춰 들어오던 트램 한 대....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혼자 서 있던 나.

바람이 차가웠지만, 따뜻한 불빛들과 좋은 풍경들이 마음은 따끈하게 데워졌다.

 
4. 그린칭 - 호이리게


한참을 거리에 앉아 가을바람을 맞으며 그야말로 멍을 때리고 있었다.
트램 노선을 잘못봐서 어디로 가야하나...막막했던 것도 있고, 거리 풍경과 가을바람이 마냥 좋았던 것도 있고.
해가 지고 슬슬 어두워지면서, 몸도 춥고...술 한잔이 간절.

결국은 노선표를 찾아 그린칭으로 향했다.
그린칭은 호이리게 - 하우스 와인과 맥주를 파는, 빈 숲을 끼고 생성된 와이너리 겸 식당을 뜻한다고 한다.
딱히 어느 집이 좋더라...는 생각도 없었고. 트램을 타고 내려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언덕길을 올라다가다 그냥 아무집에나 들어갔다.
일요일 저녁이기도 했고...내가 들어간 (이름도 모르고 갔네, 그러고 보니) 식당은 전부, 전부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잔뜩 이었다.
뭐가 뭔지 몰라서...적당히 모둠 소시지와 하우스 와인을 한잔 시키고...가족 손님들 사이에서 뻘쭘하게 깨작대다보니 바이올린과 아코디언을 든 작은 악단이 나와 테이블마다 돌며 연주를 해 주신다.

하나도 모르는, 정말 로컬의 민요들, 가요들인듯.
다들 박수치고 따라부르며 미소 짓고, 테이블 사이로 악수와 팁이 오간다.

아뿔싸.
...내 테이블에도 오시네 @,@
영어를 못하시는 아저씨, 손발짓으로 신청곡 없냐시는데 아는 노래가 있어야지. 마침 잔돈도 없어 팁은 또 어째야하나..이러고 난감해하는데 울려나오는 선율.
에델바이스.

아....

팁 못드려서 죄송해요. 생각도 못 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혼자 앉은 테이블에 시선이 온통 쏠려 정말 뻘쭘하긴 했지만...마음이 뜻뜻해지는...
먼 타국에서 듣는 익숙한 선율. 선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을 담아...뻘쭘하게 인사드리고 아저씨들도 뻘쭘하게 다른 테이블로 건너가셨다.....

깜깜해진 밤.
돌아오는 트램안. 퉁퉁 부은 발을 슬쩍 올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흘끔흘끔 다른 사람들 구경도 하고...
마지막 밤에 그렇게 저물어 갔다. 내일 오전에는 빈을 떠난다.....




하여튼 이렇게!!!
빈은 시내 중심가, 슈테판 플라츠와 왕궁 말고 이런 도시 외곽에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는거!
실질적으로 빈에서 마지막 일정이었던 고로...마지막 밤을 의외의 수확과 함께 가슴 따뜻하게 보낼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빈에 간다면 번잡한 중심가를 살짝 벗어나 이런 조용한 외곽도 탐방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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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이 글은 http://yann.tistory.com/519 에서 이어집니다. (엄청난 게으름으로 인한...엄청난 느린 업뎃;;)

아침에 일어나니 전날 인사를 나눈 침대 아랫칸 한국인 여학생이 빈 소년합창단 공연을 보러 간단다.
오. 좋은 정보! 라며 선뜻 따라 나섰다.
8시 쯤의 아침. 선선한 공기. 호프부르크로 가는 길이 참 좋았다.
성당 앞에 갔더니 줄이 무슨....미사는 한시간 반이 남았고, 표를 미리 안사면 미사 시간까지 지금부터 기다려야 한단다.
그리고 소년합창단은 미사 중간중간 노래를 하되, 미사 마지막에 합창곡을 부르는 걸로 알고 있어 눈 앞이 깜깜했다.

내일 오전 이면 빈을 떠난다.
줄을 설 것인가. 빈까지 왔는데 그 유명한 소년 합창단 공연은 한번 봐야하지 않는가. 고민하며 안을 슬쩍 봤다.

아. 다른데 가자-_-
2층 발코니 구석에서 잘 보이지도 않거나, 스크린을 통해서만 봐야한다.
아무리 전날 성 피터성당에서 큰 감명을 받기는 했지만, 한 시간 넘는 시간동안을 미사를 보며 보내고 싶진 않았다.
미사 끝날 시간 쯤 맞춰 밖에서 대충 들어도 충분히 들리겠다 싶어 발길을 돌렸다. (결국 돌아와 보니, 공연이 막 끝난 상태......털썩)


성당앞의 둥근 아치문을 빠져나와 (사진 왼쪽 맨 위) 차도를 따라 주욱 걷다가, 모짜르트 묘비 앞까지 갔다가,
다시 호프부르크 성문앞까지 왔다가  갑자기 아메리카노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에만 팔 것 같아서...호프부르크 앞 별다방에서 커피 한 잔 사들고.
걷다보니 그라벤. 또 케른스트너 거리.

쭉 쭉 걸었다.
볕 좋은 가을날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며.

그래. 빈 소년 합창단 공연 안 봐도 좋아.
나는 이렇게 선선한 가을날을 마냥 걷고 싶었어.



다시 돌아오니 또 호프부르크.
그래. 뽕을 뽑자. 왕궁! 오늘은 왕궁 투어다!. 라며 호프부르크 티켓을 사고, 씨시 박물관 내부투어까지 마쳤다.
소감은...괜히 갔네-_-

볼거리가 아예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허나 왕궁 내부란게 사실, 우리 나라 박물관 보듯....오래되고 낡아서 상상하던 만큼 화려한 모양새를 갖춘건 아니더라.
다시는 내부 관람 안한다! 라고 다짐하며.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들은 세트와 소품과 조명의 힘이란걸 다시금 깨닫는다.

어쨌든..유럽 여행은 처음이니까.
그냥 기념삼아-_- 봤다 치고!
다음은 쇤부른 궁으로 이동!





Schloss Schönbrunn~!!!!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있다고 해서 내부 투어가 살짝 땡긴건 사실이었다. 허나 호프부르크의 기억...때문에 쇤부른 궁정 내부 투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노오랗게 칠해진 외벽.
산뜻하고 따뜻한 느낌의 외부. 화려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다정다감한, 정감이 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크게 3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ㄷ자모양의 본관 건물과 중앙의 넓다란 정원, 정원 끝에 얕은 언덕 위에 화려하게 세워진 글로리에테(Gloriette - 일종의 개선문, 가운데 카페도 있다. 사람 완전 많다. )로 나뉜다. 
본관 건물 자체는 대단히 화려하단 생각은 안들었는데 언덕을 올라 글로리에테에 가보니 본관과는 사뭇 다른 화려함에 또 즐거웠다.

쇤부른 궁전에 대한 설명은 옆 링크를 콰직! http://100.naver.com/100.nhn?docid=824212
 
무엇보다도 나는 저 정원에서만 3시간을 넘게 보냈다. 사진 찍어대며 찬찬히 한바퀴 돌고, 잔디밭에도 앉아 셀카도 찍고, 돌계단에 기대어 잠시 쉬기도 하고, 높지도 않은 언덕위에 올라가면 빈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내다보이고.....
이건 뭐 내부 구경을 할 시간이 어디있담. 햇볕 가득한 정원을 한참을 뽈뽈대며 돌아다녔다 ^^


쇤부른에서 건진 베스트 컷?


작렬하는 셀카...;;;;; 미니삼각대와 타이머의 힘이었어요!



정말. 날씨는 환상. 높지도 않은 언덕 위에 올라가니 빈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오고.
벨베데레 궁을 못 간건 아쉽지만....잔디밭에서 남들이 보거나 말거나 딩굴딩굴하며 광합성은 정말 제대로 했던 듯 하다.

슬슬 이동을 해야하는데...이 정원에 마냥 눌러만 앉고 싶은 기분을 어이할꼬...ㅜㅠ
내일 오전에는 빈을 떠나야 하는데, 돗자리 하나 깔고 넓다란 잔디밭에서 마냥 뒹굴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누르며 트램정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말 떨어지지 않던 발길...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 아쉽던 마음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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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xa2 참 좋은 기억.
xa 구합니다;;; 목측은 좀 불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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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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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피터 성당에서 슬슬 걸어 호프부르크 앞에 있던 자허 호텔 카페엘 갔다.
2009년 그 당시 홍대에서 유행하던 카페 문화는 사실 일본스타일이 대세였으니..
나름 유럽의 카페는 어떨까..하는 호기심도 작용했고. 가이드 북에도 빈의 명물..이란 식으로 나와 있던게 좀 컸지.

안내받은 자리는 입구 가까운 곳의 작은 홀...붉은 색 패브릭과 거울, 수 많은 액자들로 장식된 고풍스러운 방이었다.

음.

사실 많이 거북했다.
자리도 하필 벽에서 방 전체를 바라보는 위치였고, 공간이 크지 않아 옆 테이블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었다.
왼쪽 구석의 유학생인 듯한 한국인 일행의 한국말이 끊임없이 들려오기도....

참 불편했다.
이 곳에 혼자 앉아있다는 것이.

사실 혼자 여행다니는 것에는 충분히 익숙하다곤 하지만, 시선에 대한 의식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특히 가장 망설여 지거나 불편함을 느끼는게 다름아닌 '먹을 때' 다...
이 날은 유독 그런 면이 두드러졌던 모양이다.
커피를 충분히 즐기고, 초콜릿 토르테도 충분히 음미하고 싶었지만, 나는 결국 불편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케익 한조각을 다 먹자마자 일어나 버렸다.

물론 셀카는 빼지 않는다. 미니 삼각대와 타이머 신공. 훗.


카페에서 일어나 역시나 길거리에서 사진 좀 찍고, 미술사 박물관으로 갔다.
그 유명한, 내겐 오랜동안 빈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을 지나며 동상을 배경으로 셀카도 막 찍고 구경도 해주고.
미술관에 들어간게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6시엔 오페라 하우스앞에서 비행기에서 만난 여행자와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던 터라 마음이 많이 바빴다.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 미술관 내부는 플래쉬만 금지. 촬영 가능
오른쪽 가운데와 왼쪽 위 사진은 미술관 올라가는 입구
맨 아래는 미술관 카페. 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 너무 바빴다 ㅜㅠ


초반의 여러 방들을 지나 회화 전시관쪽만 둘러보기로 했다.
당시 회화관은 큰 방들이 여러개 이어지고, 방 가장자리엔 또다시 좁은 복도식의 전시관이 이어져있었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여러가지 작품들을 관람하는 재미가 처음엔 정말 쏠쏠했으나...
작품수가 제법 많았고, 전시관도 제법 넓고, 방들을 지나면 또 다시 방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구조...

한시간 쯤 지난 후 나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기에 바쁜 상태였다.

6시에 잡아둔 약속 때문에  마음은 바쁘고, 편차가 좀 많긴 했으나 드문드문 계속 튀어나오는 인상적인 작품들...
5시가 가까워져가자 나는 지쳐버린 상태였다. 

이쯤되니 이게 뭐하자는 짓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카페에선 심히 위축되고, 그런 맘이 가시지 않은 채 미술관에선 일단 다 보고 가자. 란 맘에 쫓겨 전시관 하나 통과하는데만 바쁘지 않은가...
5시 반이 되어선 그냥 막...나갔다; 대충 보니 중요한 작품들은 앞쪽에 몰려있는 편이었고, 빠르게 전시장들을 통과하며 아까 봤던 인상 깊은 작품들만 한번씩 더 보고 가는 걸로.

그렇게 미술관을 나오니 어질어질...너무 바쁘게 다녔음이야..라며 숨을 돌리는데, 저~쪽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미술관 앞에는 이렇게 음악가로 분장을 하고 동상인 척 하다가 노래를 부르는등의..행위 예술가라 해야하나..하여간 이런 분들이 몇몇 있었다.

아까 미술관 들어가기 전에 사진 좀 찍으며, 아저씨가 노래 부르길래 동전 하나 넣고 갔더니 나오는 걸 보고 붙잡네 그랴-_-

'나 아까 아가씨가 사진찍고 셀카찍고 노는거 봤어. 미술관 재밌게 봤음?'
'아 네. 재밌었어요'
'아가씨가 아까 동전을 준 보답으로 노래 하나 더 해줄게'

이 아저씨, 처자 손을 덥썩 잡고 막 노래를 부름.  (헐)
무슨 노래였는지는 이젠 까먹었으나 모짜르트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 중 하나였고, 제법 나쁘지 않았다.
그러더니 나를 휭~한바퀴 돌리고 살짝 왈츠 비슷한 모션을 취하는게 아닌가! 심지어 지나는 행인을 불러 내 카메라를 들려주곤 같이 사진 좀 찍어 달라고 까지 ...ㅋㅋㅋㅋ
그러는 와중에도 본인의 동상 역할에 충실하며, 절대 저 발판에선 내려오진 않더라는.

아...증말 재밌는 아저씨네..라며 같이 깔깔깔깔깔깔 웃었다.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며 웃다가 결국 느끼하게 날아온 한마디.
'아가씨,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 훗..역시-_- 
'아저씨, 나 6시에 오페라극장 앞에서 저녁 약속있어서 지금 바빠요, 내일 여기(아침 일찍) 또 올껀데 그때 봐요'
라며 헤어졌다.

약간 어이없긴 했지만, 아저씨 덕분에 기분이 많이 풀어진 건 사실.

오페라 극장 앞으로 걸어가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즐기겠다며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던가. 허나 나는 일정에 쫓겨 마음만 바쁘고, 뭘 즐기긴 하고 있는 걸까. 
오늘 만 해도 수첩 가득 적어둔 일정이 5가지나 되었으나, 내가 소화한 것은 3가지. 
그것도 거리를 돌아다니며 보낸 시간이 가장 많았지.

내일 부턴 어딜 어떻게 돌아다닐까...
이 '여행'을 또 어떻게 이어 나갈까...

...라는 생각들을 머릿 속에 담은 채, 립과 맥주로 고픈 배를 채우러 갔다-_-


배터지게 고기에 맥주를 먹고 호스텔로 돌아와서 한 일.
빼곡히 써놓은 일정에 찍찍 줄 긋기-_-

다음날 여정은 상세하게 적지 않기로 했다. 그냥 상황봐서 돌아다니자. 얽메이지 말자고.

그렇게 2층침대 윗칸에 누워 쿨쿨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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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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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 체스키 크룸루프 프라하

이번 글은, 빈 2일차 (..라곤 하지만 실질적인 첫 날)의 이야기.

호스텔 방문 앞에서 딱! 마주친 너무 예쁜 풍경을 뒤로하고 시내로가는 지하철을 탔다.

이..유럽이란 땅에 첫 발을 디디는 역사적인 날인만큼..(응?) 오늘은 관광객 모드에 충실하기로 했다.

수첩에 적어둔 여정은 슈테판 대성당 보고 -> 호프부르크를 둘러보고 -> 국립 도서관도 가 보고-> 밥먹고

-> 암호프까지 찍고 -> 미술사 박물관을 둘러본 담에 -> 오페라 하우스 앞으로가서 전날 비행기에서 헤어진 처자와 만나 술을 한잔.

물론 다 돌아볼 생각도 아니었지만....돌이켜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정이긴하다. 부지런히 발품파는 타입의 여행자들은 가능하겠지만, 나는...나는 이게 안돼! 크흑.

결국 실제로 다닌 빈 첫날의 일정:

슈테판 성당 및 광장 및 근처 길거리(오전) -> 미술사 박물관 (오후 내내 ㅜㅠ) -> 저녁은 여행친구들과 술 한잔

뭐랄까, 적어놓고 보니 딱 나다운 일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상큼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지하철을 타고 걷다가 도착한 슈테판광장.

 

 

마차가 가득했다. 뭔가 옛스럽고 더 분위기 있어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허나 풍겨오는 냄새는 별로....였다.

하지만 이 사진을 들여다 볼 때마다 냄새는 싹. 기억에서 지워지곤 한다.

이 사진 한 장 많으로도 빈에서의 시간은 그냥 웃음만 나게 된다고 해야하나...

여행 초반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고 체력도 만땅이던 첫 날의 행복하기만 한 그런 기억을 담아왔지 않나 싶다.


고딕 양식이 어쩌고...그런 건 다 되었고, 역사를 좋아하긴 했지만 많은 공부를 하진 않았다.
슈테판 성당의 모습은..'나 진짜 유럽왔다!'의 인증인 것이지.
사실 그렇지 않겠는가. 유럽여행의 인증샷 =  궁전 아니면 대 성당. ㅎㅎㅎㅎ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북탑. 발 밑이 그대로 다 보이는 ㅎㄷㄷ 한 전망탑에서 빈 시내를 둘러보고 내려와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저..멀리, 또 다른 성당이 보이고 결혼 행렬이 보인다. 결혼행렬이 성당 안으로 쑥 들어가고, 개 한마리와 바이크를 타고 나타난 아저씨.
 

 


이 성당은 어딘지도 모르고 들어가 둘러봤는데, 채광이 너무 밝고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슈테판 대성당보다 더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었다. 아마도 17~18세기 쯤에 지어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금박 장식이 아주 많고, 정말 화려함의 끝장을 선보였달까.

얼마나 오래되었을지 모를 나무 의자 끝에 걸터앉았다.

아마 쉰살...혹은 좀 더 먹고나서 종교를 다시 갖게 된다면 성당으로 오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주교 신자였으나 아주 오랜동안 성당에 나간적이 없다.)

그리고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 마음의 짐을 털고 내가 행복해 질 수 있기를..간절히 빌었다.

아마 십수년만일거다....
그만큼 밝은 빛이 가득한 성당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경건해지게 했다. 
 
저녁에 돌아와서 보니 이 곳은 Peterskirche, 성 피터 성당이었다고...^^;




이 쯤 돌아다니니, 슬슬 점심때가 가까워졌다.
뭘 먹을까...
수첩에 적어둔 landtmann이란 카페는 여기서 제법 멀다.
그냥 근처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굴라쉬 비슷한 요리를 시켰다. 
soda가 뭐지? 영미권처럼 콜라나 사이다인가? ..싶어 시켰더니 이것은 탄산수..ㄷㄷㄷ 결국 콜라 하나를 더 시켰던 것 같다.
내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또다른, 여행자가 분명한 젊은 청년이 들어와 문가 자리에 앉는다.
한 눈에 보기에도 혼자 여행온 사람이네. 서로를 막 의식했다...-_-;;;

배도 채웠고..일본인으로 생각되는 남자애는 먼저 일어나 나갔다.
그럼 이젠 어딜 가 볼까...수첩에 적어둔 장소들 중 6시 저녁약속 전까지 뭘 할 수 있나 찾아봤다.

그래. 밥도 먹었으니 자허 카페에 가서 토르테에 커피나 한잔 마시고! 미술사 박물관을 가보도록 하자. 며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첩에 가득 적어온 가볼 곳들 중에 오전 동안 소화 한 곳은 반도 채 되지 않는다.
느릿느릿, 사진을 찍으며 이 골목 저골목 헤매다 보니 왔던 길을 다시 또 가기도 하고...
좀 더 느긋하게 다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자허 카페로 발을 옮긴다. (허나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더군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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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슈타트 체스키 크룸루프 프라하

 

 

 아마 한국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현지에 밤에 도착을 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데야 밤 비행기 잘 타고 다니지만, 유럽여행은 처음...이 심리적 압박이란..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사전조사 뿐이다.  정말로.
내 경우는 좀 허술하게 준비해 간 덕에;;;
대충 찾아가는법 몇 줄만 적어가지고 가면 어떤 심경의 변화과정을 겪게되는 지 이제부터 알 수 있다. (ㅜㅠ)

 

 일단 비행. 좁아터진 이코노미 좌석에 열시간 넘게 앉아서 가는 거... 생각보다는 할 만 했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항공사는 KLM. 3열짜리 통로 측 좌석이었는데 운 좋게도 가운데 좌석이 남아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스키폴 공항, 환승 전에 하이네켄 한 잔 했다. ^^


 

 개인 모니터가 없는 기종이었다. 처음에 자리 찾아 앉고나선 좀 당황스럽긴 했었지만, 앉아 있다보니 이 것도 나쁘지 않았달까.

괜히 어딘가에 계속 정신을 팔고 있는 것보단, 갖고 간 수첩에 끄적거려보기도 하고, 지도를 한번 더 들여다보면서 일정을 점검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졸리면 잠도 자고...


그렇게 암스텔담 스키폴 공항을 거쳐 비엔나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 한참 깊어있었다.


 공항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싸아~~한 가을 비엔나의 공기를 즐길 새도 없이 몰려드는 담배연기... 어딜가나 마찬가지구나. .

 스무시간에 가까운 이동의 끝. 피곤이 온 몸을 훑고 간다.  이쯤되니 빈에 도착했다는 감흥은 이미 사라지고 어서 눕고만 싶다.

 



버스에 올라 30분 쯤이 흘러, 빈 서역 앞에 내렸다.
 공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베스트반호프에서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 출구를 나가면 어쩌구 저쩌구~’
숙소에 대해서는 무슨 깡인지 딱 이렇게 몇 줄만 적어왔다.

 

....

 

밤 열 한시가 넘은 시각. 서역 앞에 내린 사람은 나를 포함한 서너 명 뿐, 모두 어디론가 금새 사라졌다.

빈에 드디어 도착했다는 감흥은 이미 싸~악 사라진지 오래.



이 곳은 그냥 낯설고, 어둡기만 하다.


워낙에 지독한 방향치인지라 안그래도 부담감이 상당했던 터였다. (이 불치병은 여행 내내 나를 괴롭힌다)

에스컬레이터 라는게 어디 있는 거지? 이 글로만 갖곤 어떻게 찾나? 내가 왜 지도나 주소를 미리 확인해오지 않았을까....


@,@)!!!!????

나는 순간 패닉에 빠졌다.

 

한 십여분을 반대방향에서 헤매다가 다행이도 역사 안에 맞게 들어가 그 에스컬레이터를 찾으니...숙소까지는 불과 도보 3! 알고보니 생각보다 아주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체크인 해서 방에 들어가기까지 대략 30여분. ... 30여분간의 심경의 변화란 정말. 다신 돌이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또 겪는다 ㅜㅠ)

 

그렇게 서울에서 출발한지 약 17시간. , 움밧 더 라운지 핑크윙 4층 맨 끝방의 문 옆 2층 침대 위에 겨우겨우 몸을 뉘였다.

 

처음 묵어보는 호스텔, 도미토리. 생각보다 편한 침대.

내일 아침부터 만나게 될 빈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그렇게 잠에 빠졌다. 쿨쿨....

 

 

 ...

아침엔 7시도 안되어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이렇게 시차적응은 한방에 해결되는구나 싶어서 흐뭇.
씻고 준비를 마쳐 방을 나서는 순간 마주친 장면이다.





아침 볕이 은은하게 내리치는 창 밖 풍경. 내가 유럽에 와 있다는 걸 이제야 실감하게 된 순간.
첫 날의 여정을 이런 기분좋은 장면과 함께 시작하다니. 출발부터 느낌이 좋다.

, 이제부터 한 번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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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어느 이른 아침, 출근길, 회사로 향하는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며 퍼뜩 떠오른 생각.
 
'프라하' 볼까?
 
유럽이라...뭔가 까마득하게 멀기만 같고, 내가 정말 있을까? 생각이 들어 그냥 피식. 하고 한 번 웃곤 발걸음을 서둘렀다.
.
.
.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고, 여름이 가까워 오자 올해는 어딜 갈까.. 고민을 다시 본다.

프라하. 다시 퍼뜩 떠오르는 이름왜 였을까?
 
나는 프라하가 급 부상하게 된 원인이라던 '프라하의 연인'도 보지 않았고,, 딱히 인상적인 영화나 사진을 봤던 것도 아닌데...
아마 그 즈음에 새로 만난 이런 저런 사람들의 여행담을 들으면서 막연하게 궁금했던게 아닌가..정도 밖엔 짐작할만한게 없다.

 





-
 그냥, '모든 여행자들이 추억에 젖어 눈을 빛내며 얘기하던' 그 까를교의 풍경이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두자.
 
...막상 까를교에선 사진 몇 장 제대로 찍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프라하에서 3, 근교 소도시를 거쳐, 다른 대도시에서 3 쯤을 보내기로 하고 그야말로 폭풍 검색에 들어갔다.
게다가 평소라면 추석연휴를 붙여서 휴가를 간다는 건 꿈도 못꾸다가, 달력을 보니 연휴가 딸랑 하루 길래 과감히 질러버렸다.
 
그리하여 확정한 대망의 루트.
 
할슈타트 체스키 크룸루프 프라하



여행 일정을 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고작 8박 10일에 그칠 뿐이라도, 기왕 큰 돈들여 멀리 유럽땅을 밟아보러 가는 모험인데 말이지.


나는 내 여행을 관광으로만 그치게 놔두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세세한 계획은 짜지도 못 하는 성격이다.
그냥 적당히, 대충 어느 동네에 뭐가 있다 정도. 교통수단은 어떤게 있다 정도면 준비는 끝이다.
그냥 마구 걷고,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춰 사진을 찍고. 그렇게 마음내키는 대로 다니면 되겠지 뭐. 박물관, 궁전이 대수랴. 라는 심리.
말 그대로 느리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소위 대도시라는 빈의 일정은 줄이고, 작은 동네를 두 곳을 집어 넣고, 잘츠버그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 인 것 같아서 제외, 프라하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넣고, 푹 쉬면서 여유있게 둘러보겠다며 마지막 3박은 호텔로 잡기까지 했다.
 
(사실 이 중 관광지가 아닌 일정이 어디있던가 ㅜㅠ 
 허나...이러한 안배는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결과를...먼 산...
 그나마 여기에 하나라도 끼워넣 않았던 것은 지금도 정말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여행과 관광..에 대해선 여행 기간 내내 계속 생각이 많았었다..)






출발일은 다가오고, 출발 직전까지 활동하던 사진 동호회의 전시 일정, 갑자기 몰려드는 야근 등 여행 준비의 막판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었다.
떠나기 전날 새벽까지 짐을 싸면서 오만 짜증을 다 냈었지.
그렇게 여권과 티켓과 캐리어 손잡이를 부여잡고, 2009년 추석연휴의 첫 날(이래봐야 토요일-_-). 인천 공항을 향했다.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언젠가 샀던 노트 표지에 있던 프라하의 장면 하나가 생각났다.




  아침에 일어나 허둥지둥 나오던 순간까지도 정신이 없었지만...빈과 프라하에서 빨간 트램을 만나게 될 것을 고대하며
나는 잔뜩 부은 얼굴로 혼자 씨익. 웃었다. 작품을 남겨 올테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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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그립다...그립다...
하지만 다시 가진 못하겠지....

 

마을 광장,

 

호숫가를 걷던 부자,

 

pension hall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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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빈에서의 3일간을 위해 고른 숙소는 Wombat the Lounge. 체력이 받쳐주는 여행 초반은 호스텔에서 보내며 숙박비를 좀 아껴보고 후반은 호텔을 이용하기로 정했다.

 Wombat 호스텔이 빈에 두군데 있다고 하는데, the Lounge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위치나 청결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보고 골랐다. 3박에 35유로 였나 55유로 였나...제법 쌌는데 시간이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_-
 빈 서역, Westbahn Hof에서 도보 5분거리에 있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Westbah Hof에 내려서 기차역사에 들어가면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대로변으로 나가면 중국식당이 보이고, 식당을 끼고 우회전하면 움밧 건물이 바로 보인다. 아마 5분도 안걸릴 껄?
문제는 잠깐이었지만, 처음 나온 장거리 여행에 밤 12시가 다 된 시간, 심각한 방향치인 나는 잠시동안 방향을 못잡아 패닉. ㅜㅠ 찾고보니 별 것 아니었지만-_-  그렇게 찾은 움밧 더 라운지에 첵인하고 일단은 씻고 푹 잤다.

 
 4층 핑크윙 복도에서, 이 장면에 눈을 뺏기곤 한참을 찍어댔다.
빈 여정 첫 날을 이렇게 좋은 장면과 시작하다니..운이 좋다!

필름으로 담은 장면은 좀 더 그라데이션이 돋보이게, 예쁜 톤으로 아름답게 담겼다.
http://yann.tistory.com/122


호스텔이 있던 거리에서 만난 사진관. 필름이 하나가득 담긴 통 보게나~!
후지 오토오토. 라고 한글로 쓰인 파트로네도 몇 롤 보였다. ㅋㅋ

첫 일정은 아무래도...당연하게 슈테판플라츠.
슈테판 대성당부터 들러보기로 했다.

아아. 파이프 올갠의 위엄 ㅜㅠ 결국 내내 연주 한번 듣지 못했구나.

http://yann.tistory.com/64
슈테판플라츠의 말...쉬야 냄새 가득한 골목. ㅋㅋ
여행 사진 중 베스트 컷으로 꼽는다.


사진만 보던 광경속에 나도 있다.

탑 두개 중에 남탑 전망이 더 좋다고 하는데 공사중이어서 못 올라갔다.
대신 이쪽 탑(서탑인가...)은 엘리베이터가 있군. 물론 유료-_-


안내하는 직원까지 6명이 타면 꽉차는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정말.
움찔움찔. 뒷골이 서늘하다. 땅바닥 다 보임 ㅜㅠ

광장 전경. (fm2, nikkor 24mm, 160nc)

성당을 둘러보고 나와 광장 주변 골목을 둘러본다. 점심 먹으려고 고민 좀 했지.


워낙 방향치라 어느 거리인지는 모른다. 세인트 피터였나 폴이었나. 슈테판 대성당 옆에 있는 또 다른 커다란 성당가던길.
사실 결혼식 행렬이 있었는데, 이 아저씨가 개한마리 태우고 나타나자 난리가 났다.


아저씨의 위엄. 오른쪽에 황급히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가는 언니는 오토바이(?)옆에 기대 앉아 아저씨랑 사진도 찍었다 ㅎㅎ

성당 이름 사실 모르고 들어갔다.
슈테판 성당보다 규모는 작지만 채광이 훨씬 좋아서 밝고, 화려함이 한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여기도 쇼핑으로 유명한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쯤 되는 거리.
근데 사방이 공사중이다. 그 와중에서 길거리 양옆에 이런 행위예술?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라기보단 인간 조각상 노릇이랄까.

그 놈의 자허 토르테를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허호텔 레스토랑 카페엘 갔지.
달다. 난 단거 잘 못 먹는다. 저거 두 개 셋트임.
커피는 그냥보면 카푸치노 같은데 엄밀히 하면 좀 다르다.

미술사 박물관엘 가보고 싶었다. 저 뒤에 솟은 동상은 그 유명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동상이다.
어릴적부터 티비에서 빈이 어쩌고, 비에나 어쩌고 할때마다 등장하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마주보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도 들어가고 싶었으나 시간이..ㅜㅠ
참...미술관을 본다면 넉넉잡고 그냥 하루 종일을 투자해야할 것 같다.
전시된 작품이 참 방대하고 연대별로 정리되어서 대충만 둘러보는데 4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건물 안은 또 얼마나 멋진지.

이것은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셀카다.
사진촬영에 딱히 제한은 없다. 플래쉬만 금지.

미술사 박물관 로비의 카페이다. 여기서 좀 쉬고 싶었는데...지나가면서 저게 뭐지? 하고 못알아보고-
나중에 사진보고서 아차! 싶었던.
그렇게 후다다닥 둘러만 보고 6시엔 비행기에서 만났던 처자와 저녁약속을 했던 터라 서둘러 나왔다.
이 아자씨. 모짜르트 노래를 부르고 있길래 앞의 통에 동전을 넣어줬더니 인사를 한다.
사진도 찍고, 노래 한곡 더 불러주면서 손잡고-_- 한바퀴 빙 돌리며 나 역시 퍼포먼스(?)에 끼워 넣는다.

이...이거슨 지나던 행인이 찍어줌;
이러더니 오늘 저녁에 시간 있냐던데? ㅋㅋㅋ

어느덧 해가 기울었네...


이 날 저녁 만나 맥주와 맛난 립과 추라스코를 나눠먹은 아가씨들.
직장인 셋에 배낭여행중이던 대학생 하나.
즐거운 시간이었으나..명함까지 주고 받아놓고 어쩌다보니 더 이상 연락은 안하게 되데..
다들 잘 살고 있을까.


두서없이 적은 빈 여행의 첫 날.
첫 날임이 어쩔 수 없다지만, 어수선하고 정신없고, 방향을 못잡아 헤매기도 하고.

빈의 첫 인상은 사실...글쎄. 였다.
빈은 그냥 하얗기만 하고 큰 특색은 없을 거다..란 말을 들어서였는지, 여행 첫 날의 어수선 함 때문인지...
큰 감흥같은 건 없었고,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게 재밌었을 뿐이다.
체스키 쿠름루프나 할슈타트에서 느꼈던 그런 감동은 사실 없었지.
그런데 마지막 여정이던 프라하에서 대실망을 해버린 탓에
빈의 기억은 처음의 덤덤함과 달리 갑자기 의도되지 않게 격상되어 버렸달까.

하지만 남겨온 사진들을 되집어 볼 때마다,
유럽 땅에 처음 발을 딛은 그 기분. 내내 따뜻하게 내리쬐이던 햇빛, 깔끔하면서도 한산하던 그 거리를 걷던 그 기분...
평생 간직할 유쾌한 그런 기분..^^
돌아오고나서 내내 곱씹게 되는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았다.

다음편은 빈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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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