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카테고리

notes (863)
2017 (32)
2016 (88)
2015 (39)
2014 (11)
2013 (49)
2012 (65)
2011 (70)
2010 (230)
'06-'09 (75)
a wanderer (204)
Total113,272
Today21
Yesterday45

최근에 올라온 글

잡다한 문화생활 기록 및 자랑질

영화, 2017년

2017 / 2017.06.19 00:43


나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 보다 좀 높은 부류의 사람인데, 그래선지 어째선지, 기록에 대한 아주 약간의 강박이 생기려고 한다.

그렇다고 일기를 쓰지도 않지만. 

아, 트위터에 엄청나게 적어대는구나. 그 날의 이동 과정이나, 순간순간의 감정 같은 것들.


이번엔 영화다.  

내가 고르는 영화는 대체로 개봉 1~2주 안에 종영되거나, 아주 구석진 영화관에서 아주 구석진 시간대에 그것도 아주 뜨문뜨문 상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지방으로 이사오고 나선 영화구경이 분기별로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귀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책 포스트를 업데이트 하는 것 처럼, 영화도 그렇게 해 볼까 한다. 끝까지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자신 없지만. 





1) 컨택트 / Arrival - 3월 10일, CGV 목동



몇 주전에 남편과 같이 고생스럽게 시간을 맞춰 보고 온 영화가 있는데 무슨 영화인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다가 그 영화를 통신사 멤버쉽으로 예매해 봤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매내역을 확인 한 후에야, 그 날 본 영화에 대한 기억을 찾을 수 있었다.


테드 치앙이 쓴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양반이 뭔가 과학과 관련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도만 (이 것도 정확한지 자신없음) 알고 있었다. 워낙 핫하고 잘 나가는 작가인데....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 총평이라면 총평.

영화는 좋았으나, 나는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서 뭔가 계산이나 직선이나 어쩌고 저쩌고 나오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그래서 언어를 배워나가는 과정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의 감성. 와. 눈물이 줄줄 흐르데. 

너무 복잡하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와락 몰려들면서도 내가 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복잡한 머릿속에서 가장 위로 톡 튀어 오른 말, "저주잖아, 저건!"


2) 문라이트 MOONLIGHT  - 3월30일, 서울극장


 


House of Cards에서 참 인상깊게 봤던 배우인데 도통 이름을 외우지 못 했던 바로 그 마허샬라 알리(Mahershala Ali)가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고 하길래, 안 그래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이건 꼭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근데 미루고 미루다가 정말 종영 직전까지 못 봐버렸다. 정말 작정하고 보려고하니 영화 시간표는 정말 개판이고 (조조 아니면 퇴근시간대에만 있어서 서울왕복이 불가능)....

아...이러다 정말 놓치겠구나, 싶은 지경까지 이르러서 삼일 연속으로 서울에 가서 이 영화를 보는 날은 극장에서 두 탕을 뛸까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 가서 봐야한다. 즉 서울에 가야한다.)

사연이 조금 복잡한데,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남편이랑 저녁 타임에 같이 보려던 공각기동대는 취소하고(남편의 취존을 위해 같이 보려고 했는데 관람평이 영 엉망이라 안 본다고 함 ㅋㅋㅋㅋ 남편은 공각기동대 덕후라 망작이라고 꼭 보겠다며....), 서울극장 오후 4시 상영건을 예매하고, 남편은 왕십리 아이맥스 4시 50분 건을 예매해서 편하게 남편 차 얻어타고 서울가서 보고 오는데 성공. 


일단은 책에서만 보던 흑인말투를 실제로 들을 수 있어서 되게 신기했다. "Who is you?"라던가 "I ain't do nothing." 내가 흑인 문화에 정말 익숙하지 않구나 싶기도 하고, 아니, 흑인들만 나오는 영화를 잘 안 보기도 했고, 더 나아가서 국내에 별로 소개되지도 않은 것 같고....


사실 뚜렷한 줄거리는 없다. 그냥 인생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빗대자면 브로크백 마운틴의 흑인버전이라고 봐도 될까?하는 생각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자마자 들었고. 마허샬라 알리는 여전히 너무나 멋지고.  

가슴에 울림을 주는 것 만큼은 틀림없는 영화. 극장에서 놓쳤다면 참 많이 후회했을 영화라고, 이 정도까지만 적어두자. 

이 영화는 말을 아껴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사실은 남편이랑 같이 볼 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그러지 않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ㅎㅎ)


3) Amy - 4월 5일, 집에서



The girl behind the name. 

재작년엔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고 왔던 다큐멘터리 영화다.

너무 무료하고 우울해서 시간 떼우려고 봤는데 그냥 괜히 봤나도 싶고.


결손가정에서 방임 속에 자라며 자존감은 바닥이지만 빛나는 재능을 타고났고, 재능을 막 꽃 피웠지만 성공을 감당할 수 없는 연약하고 예민한 사람이며, 우울증과 알오콜/약물 중독에 시달리고, 결정적으로 남자 잘못 만나 신세 망치고 스물일곱에 죽어버린 여자의 이야기.


왜 또 스물일곱인가.


그가 죽고나서 호기심에 앨범을 주욱 듣다가 내가 주로 듣는 음악도 아니고, 소울풀하고 힘있는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긴 했구나. 재능있던 사람이었구나....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에이미 아빠, 밋치 와인하우스, 개새끼.




 

13 REASONS WHY

House of Cards Season 5



6/11

Golden Age

Elizabeth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yann


앨범 사진이나 저 사진이나 엄격하고 고집스럽게 생겼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커튼콜 때 활짝 웃는 실물을 보니 프랑스 사람 답게 낙천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일 것 같단 인상을 받았다. 


연주도 역시 프랑스 사람답게. 사실 나는 좋아하는 곡만 죽어라 파는 사람이라 베토벤 소나타를 전부다 속속들이 안 들어봤는데, 이 날 연주한 OP.10/1~3 시리즈 (소나타 5,6,7)는 그닥 안 좋아하는 곡들이라 (가볍고 즐겁잖....) 1부에서 연주한 5,7번은 심드렁하게 들었다. (7번 느린 악장은 그래도 좋았어) 연주 자체를 쉽게 밀고 나가는 느낌이라...왜 프랑스 연주자들 특유의 낭랑하고 EASYGOING하는 느낌(이라고 함부로 말해도 되나-_-?)


특히 금호 아트홀은 처음 가 봤는데, 예당보다 소리가 건조하게 퍼지는 느낌이었고, 피아노 소리도 까랑까랑하게 나서 좀 거슬렸는데, 나중에 트위터에서 보니 피아노 상태가 안 좋은 거였다고....;


어쨌든 이 양반이 1주일 간격으로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에서 베토벤을 연주하는데, 그 전 주 5월25일에 1,2,3번하고 8번 연주를 많이들 호평하는 걸 보고 그 다음 주에도 연주가 있대서 부랴부랴 예매하고 보러온 것이었음. 차라리 그 때 왔었어야 했나.....하고 후회하며 인터미션을 보냈다. 


2부는 훨씬 좋았다. 6번은 구조적으로 뭐가 좀 더 잘 들어왔고. 이 날의 연주는 아무래도 열정이 하이라이트였는데 1,2악장 꼼꼼하게 밀고 나가다가 3악장은 엄청난 템포로 좌라라라라라락 내달리다가 팡팡팡팡 불꽃놀이하듯 터트려버림.


2부 종료 후 물개박수....짝짝짝짝짝.....


앵콜로는 의자에 앉아서 "영어로 말해서 미안하지만, 앞으로 베토벤 사이클을 몇 년간 이어나갈 예정인데, 내년에도 여러분이 제 공연을 보러 오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금만 맛보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더니 월광 1악장을 연주함.

근데 중간에 틀려서 "S'il vous plait"라며 피식 웃더니 끝나고선 머리 양 옆으로 손가락을 뱅뱅 돌리며 웃음 ㅋㅋㅋㅋ



유쾌한 사람의 유쾌한 연주였고 함머클라비어 할 땐 보지 맙시다;;;; ㅋㅋㅋㅋㅋ 그 곡은 좀 아닐 것 같;;;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yann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