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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문화생활 기록 및 자랑질

책, 2017년 7월

2017 / 2017.07.05 23:35

1) Night Flight - Antoine de Saint-Exupéry / Alma Classics / 7월2일



아...6월에 읽기 시작한 수 많은 책 가운데 드디어 하나가 끝났다.............

문장이 매우 난해하다. 난해하다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좀 덜 직관적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한국어의 번역투를 영어로 옮기면 이런건가. 프랑스어를 몰라서 뭐라 표현하긴 그렇지만, 영어같지 않은 문장이 제법 많다. 1932년 초판 번역본이 싸고...인터넷에도 많이 돌아다니지만, 작년에 나온 번역본이라 일부러 골라봤는데. 확실히 미국의 번역 전통에 변화가 오는 걸까. 2010년대에 새로 나오는 번역본은 원문주의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는게 아닌가, 막연히 추측해 본다. 


참고 - 안나 카레니나 영역본에 대한 외신 기사 

http://blog.naver.com/leesiro/2210391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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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책, 2017년 6월

2017 / 2017.06.23 20:48


4월까지 http://yann.tistory.com/1023

5월 http://yann.tistory.com/1042


1) Diary of a wimpy kid #9 The Long Haul / 6월 4일


아 졸라 지겨운데 그래도 쉽게 편하게 읽는 맛에 그냥 꾸역꾸역.....



2) 나의 진짜 아이들 / 조 월튼 / 이주혜 / 아작 / 6월 12일



일단 재밌다. 

작가가 휴고 상을 수상한 전적이 있고, SF로 분류되어있길래 뭐지 하고 읽었는데, 장르 구분이 좀 애매하긴 하다. 역사를 뒤집어놨다. 

핵무기가 사용되어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주인공들은 반핵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역사에선 이미 죽은 사람들이, 책 속에선 죽지 않고 살아서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달에서 사람이 살고, 화성으로 진출하는 첫 발을 떼기도 한다. 그래서 SF인가? 잘 모르겠다. 


재미는 있는데 이런게 SF라면 어쨌든 내 취향엔 조금 그렇다. 너무 많은 사건과 사람으로  꽉꽉 채워놨다. 좀 산만하고 정신없다. 

SF를 최근에 몇 권 연달아 읽었는데, 늘 좀 별로. 설득력이 떨어진달까. 

'이건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한 번 들어버리면 그 책에서 일단 별 하나가 빠지는 거다. 

   


3)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수 클리볼드 / 홍한별 / 반비 / 6월13일



음. 결국 이 책의 초점은 '자살'.

일단, 의문이 든다. 에릭의 엄마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리고 수사 당국이 딜런은 '자살을 하기 위해 살인을 했다' 고 결론내지 않았다면 이 사람이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소시오패스로 결론난 에릭의 엄마라면 이런 책을 써서 사람들 앞에 나서 '아무리 사악한 짓을 했지만, 그래도 나는 내 자식을 사랑한다'고 감히 말 할 수 있을까?

범행 계획 과정에서 약간은 수동적인 모양새를 보였고 우울증과 자기파괴적 성향이 에릭의 폭력성과 결합해 저지른 사건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에선 '아 이건 좀....'하는 생각.

물론 수 클리볼드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고, 책의 곳곳에서 '내 아들은 엄청나게 사악한 죄를 지었다', '아무리 사죄해도 모자라다'는 이야기를 한다. 살인-자살과 자살-살인이란 연결 고리도 끈질기게 설명한다. 어쨌든 후반부에서 자신의 자살예방활동 및 자살예방을 위한 지침을 알려주는 부분은 딜런이 '살인했다'보다는 '자살했다'는 사실에 촛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컬럼바인 총격사고에서 일부 희생자 부모는 클리볼드 부부에게 '당신들은 죄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수 클리볼드 역시 자식을 잃었고, 자식을 잃어 슬프다고 내놓고 말할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클리볼드 가족 전체를 용서할 수 없는 희생자와 가족들이 더 많을 것이다. 테드에 나와서 강연하고, 책을 출판해 '나도 슬프기는 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그들이 납득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클리볼드가 책 속에서 되풀이하며 말하듯,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라는 말에도 동감한다. 

양가감정을 엄청나게 많이 던져주는 책. 

부모들이 읽으면 감정 이입이 좀 더 명확하겠지. 


+

최근 victim을 survivor로 바꿔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직역해 자살자의 유족을 '자살 생존자'로 칭하는 것을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강간 피해자를 생존자라고 부르는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 강간은 실제로 목숨과 인격에 위협을 가하는 범죄다. survive는 위험에서 살아 남았다는 말도 되지만 살아있는 상태로 남아있다는 뜻도 있다. 강간에서 살아남았다는 표현은 적확하지만, 유족을 생존자로 바꿔 부르는 것은 오역이자 본래의 의도를 오독한 것. 자살이 범죄인가? 자살자 유족은 범죄의 희생자인가?

물론 자살자의 가족에서 2차적인 자살이 발생할 가능성이 워낙 높으니, 부차적인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이건 자살 당사자는 어쨌든 죽어 없어져서 어쩔수 없으니 남은 사람에게 집중하자....는 어감을 주는 것 같아서 영 찜찜하다. 자살 당사자는 어쩌라고? 죽었으니 닥치라고?



++ 

넷플릭스 13reasonswhy를 봤는데, 다 보고서 화가 치밀었다. 마지막 화에서는 완전히 노골적으로, '자살은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익 광고처럼 들이민다. 그때 우리가 말 한마디만 다르게 했다면, 태도를 조금만 달리 했다면, if를 수없이 들이대면서.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if를 말해봤자 아무 소용없다. 씨발. 

아니, 일단 테이프 만들어서 원한 있는 사람들한테 돌려가며 '내가 죽는건 니들 때문이야!!!!'라고 하는 미친듯한 공격성도 전혀 공감이 안 가고, 작은 일이 쌓이다가 자존감이 추락하고 한도 끝도 없는 자책에 휩쓸리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어. 여자 주인공의 감정선을 알 수가 없다. 아주 작은 일로도 인생이 미친듯이 힘들 수 있다. 특히 기분장애 환자들은 누가 말 한마디만 불친절하게 쏘아붙여도 그거 하나로 며칠동안 자학하고 괴로워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공감할 수 있게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곤 생각 안 함.

상담실가서 모든 걸 끝내고 싶다고 하는데도 아무 감정이 안 들더라니까. 그런 점에선 망한 드라마임. 


5) 안나 카레니나 (1) / 레프 톨스토이 / 박형규 / 문학동네 / 6월22일




ㅇ ㅏ....................

짜증나.

러시아 대하소설은 이 것을 마지막으로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완벽한 번역'이라고 감히 적어놓은 문동의 패기......

아니 번역하신 교수님은 연세가 몇 이신데 구십 년대 중반에도 안 쓰일 법한 표현들을 마구 사용하신 것인지.

세계문학전집 1번인데 좀 그렇다. 그나마 문동 번역이 가독성은 제일 좋다고 하던데, 글쎄................


1권에 1,2부, 2권에 3,4,5부, 3권에 7,8부가 실린 구성인데 1권을 다 읽어도 도저히......아아 도저히....매력을 모르겠어.

 

게다가 매주 읽고 모이는 독서모임에 가입을 해버린 바람에 일정에 부담만 주고 있다. 너무 바빠. 

러시아 장편은 다시는 시도하지 않으리. 

 

이거 하나 밀리니까 다 밀려서 이번 달엔 몇 권 읽지도 못 할 듯. 


6) 도쿄에서 파리까지 삼등여행기 / 하야시 후미코 / 안은미 / 정은문고 / 6월25일



아 좋다. 지난 달엔가 읽은 스가 아쓰코의 "베네치아의 종소리"는 이국에서의 '삶'이야기에 촛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좀 더 여행자 입장에서 쓰였다. 지금은 열몇 시간이면 도착하는 유럽이지만, 당시엔 한 달이 넘게 걸리던 여정, 여유 자금이 있다해도 하루하루 경비를 계산하며 쪼들리게 다녀야 했고, 그러려면 당연히 여행 자체도 길게,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이동 경비를 아끼고,  '사는듯이 다니는'형태 였을텐데.

돈 얘기가 엄청나게 많은데 당시 물가를 가늠할 지표가 없는 것이 약간 아쉽기는 하다.


전 세계가 대공황에 시달리며 이차세계대전으로 치닫던 시절, 러시아는 스탈린 치하, 일본은 중국을 침범하며 동아시아에서 세를 부풀리고, 중국을 지나며 혹시나 적국의 국민이라 피해를 당할까 겁을 내는 모습이 생생했고, 팔 개월여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또 무솔리니 치아의 이탈리아에 기착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환경이라 약간이라도 불편한 감상이 등장하면 어쩌지...하고 조바심 내며 읽어내려간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도 공산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을 만큼, 꽤나 진보적 성향의 작가였던 듯. 러시아 평민들의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엿보며 이상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대해 '나쁘게 말하면 삼등 열차의 프롤레타리아는 모두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습니다.'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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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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