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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문화생활 기록 및 자랑질

이 글은 http://yann.tistory.com/528 에서 이어집니다.

 

3번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정말로 빈을 떠나는 날이다. 짐을 싸서 체크아웃 하고, 서역으로 가서 할슈타트로 향하는, 하루에 한 번 있는 9시 55분 출발 직행열차를 타야한다.

 


가을 해가 아직 채 떠오르지도 않은 거리로, 조금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고, 비둘기 떼가 하늘을 가른다...

워낙에 가을을 참 좋아하지만, 이 곳에서 느낀 가을 바람과 햇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좋은 기분이다.

 

 
나란 사람, 발도 느리고, 여행계획이란 것도 애초에 치밀하게 짜질 못하는 사람인지라 이 날도 딱히 정한 곳 없이 마지막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빈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가장 많아 탔던 49번 트램.
단순히 빨간색의 구닥다리 트램, 빈티지 그 자체의 빨간색 낡은 트램이 어찌나 멋져보이던지...그냥 베스트반호프 앞 정거장에서 49번 트램에 올라 타고 무작정 빈 시내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구형 트램은 옆 사진과 같이 전차 2량이 이어진 모양이다. 나는 두번째 칸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셔터를 마구 둘러대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 온 것이 앞칸 맨 뒤 창문에 기대앉은, 연두색 옷을 입은 꼬마.
 






엄마와 같이 나란히 창턱에 기대앉아 창밖을 요리조리 쳐다보고 있었다.












뒷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찍고..ㅎㅎ














어느 정거장에 트램이 멈추자, 엄마손을 잡고 따라 내린다.













손 잡고 걸어가는 모자의 뒷 모습에
혼자 괜히 외로워지고...
뭔가 가슴이 뭉클해졌다...청승맞게도.












시간이 많지 않았던 터라, 너무 멀리가지 않기 위해 적당히 어디쯤에서 내렸는데...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그냥 걷다가, 맘에 드는 작은 길로 들어갔다.

그냥, 눈부시게, 따뜻하게 빛나는 해를 마주보며 산책삼아 길을 걸었다.
햇빛이 그야말로 온 몸을 따뜻하게 적셔주었더랬다....
마주비치는 햇살이 너무 따뜻하고 눈도 부셔서, 그 길을 걷는 동안은 사진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실눈을 뜨고 잠자코 걸었다. 터벅터벅.


 

그렇게 걷다가  따뜻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싶어 적당히 어딘가의 카페로 들어갔다.
자욱한 담배연기. 아침부터 왠 동양여자야? 하는 듯한 시선이 내게로 확 쏠리고.
주인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하셔서 손짓으로 주문하고, 계산해가며...멜랑주 (카푸치노와 라떼의 중간?) 한잔을 겨우 시켰다.

햇빛에 따끈따끈 데워진 몸에 커피 한잔으로 따끈한 기운을 마져 채워주고 나는 기분 좋게 빈을 떠날 수 있었다

내 여행의 단점이랄까,
계획도 치밀하지 못하고, 지독하게 방향치라서 정확한 위치도 방향도 모른채 마구 걸어대기 때문에...이런 기억에 남는 장소들이 어딘지를..알..수가 없다는거다...
실제로도 아무대나 내려서 어딘지로 모르고 돌아다녔고, 짐을 가지러 숙소에 돌아올때도 근처 트램 정거장에서 대충 집어타고 근방 전철역에 내려 베스트반호프로 돌아왔거든. 처음부터 정거장 이름이나 주변의 지형도 전혀 기억에 없다...;

근데 뭐, 그게 바로 여행이니까...^^;
내가 하는 여행의 방식이니까.

비록 눈도 많이 나쁜 주제에 안경을 놓고나오긴 했지만....이 아침의 기억으로 비엔나 여행은 완벽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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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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